초기 스타트업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 뛰어난 기술력, 풍부한 자금, 훌륭한 팀원들..
다양한 factor 가 자신들의 사업계획서 속에 녹아 있다.
사업계획서의 주요 목차를 이루는 제목들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투자자들 하나같이 입을 모아서 1번으로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 그건 바로 팀이다.
팀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구성원들 각각의 능력은 어떻고 등등.. 팀의 스토리를 알고 싶어한다.
왜 그러겠는가? 참신한 아이디어와 같은 것은 생각보다 뒷전이다.
심지어 어떤 유명 투자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아이디어는 솔직히 어찌 되어도 상관 없다고.. 팀만 좋으면 된다고.
조금 너무 나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만큼 팀 빌딩이 중요하다는 것만 알아두자.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 Top3에 들어가는 “잘못된 팀 빌딩”
팀 빌딩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았다 치자. 그러면 좋은 팀원은 누구이고, 어떻게 만나야 하는 걸까?
“친구랑은 사업하는 것 아니다!”
앞서 이야기 하였듯이, 투자자들은 팀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
이는 스타트업의 생존이 매우매우 어렵기 때문에, 풍파가 닥치더라도 함께 단단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결속력이 있는지 보는 것이다.
팀에 결속력이 없으면.. 조금만 상황이 어려워져도 서로 등을 돌리거나 헐뜯지 않겠는가?
브런치의 @goodnerds 님이 그리신 스타트업 만화를 봐도 대략 감이 온다.
또 하나 우리가 잘 아는 말이 있다.
“고등학교 친구가 진짜 친구다!”
음.. 이 말은 대학교나 그 이후 사회 생활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조건에 얽혀서 만나게 되고, 진정으로 모두가 동일한 ‘학생’일 때 허물없이 어울리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 라는 말로 들린다.
그렇다면, 나에게 결속력이 가장 강한 친구들은 힘들 때 조건 없이 달려와주는 일명 ‘고등학교 친구’ 라는 건데, 친구랑은 사업 하는 것 아니라며?
…
참 난감하다.
친구랑 사업하지 말라는 것도 이해가 간다.
인정에 기대게 되고, 냉철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한다.
결국은 사업 망하면 친구까지 따라 잃으니, 하지 말라는 것일 거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건 옛말 같다.
스타트업은 누구보다도 고된 여정이다.
코파운더(공동창업자, co-founder)는 신대륙으로 떠나는 배의 키를 잡고 선장실에서 열띤 토론을 해야 하는 선장과 그의 옛 동료들이다.
힘들 때 힘들다 말할 수 있고, 서로의 등을 맡길 수 있는 존재.
신뢰라는 것이 단시간에 생기는 것이 절대 아님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너무 사견을 많이 붙였나?
스타트업 팀 빌딩은 모두가 어려워 하는 주제가 맞다.
오죽하면 좋은 팀원을 만나기 위한 플랫폼 서비스가 성행하겠는가.
많은 초기 스타트업이 고민하는 문제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인 고파운더와 같은 플랫폼들이 있다.
내가 본 팀 빌딩은 크게 두 가지 부류였다.
첫 번째는 짱짱한 사람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짱짱한 사람들을 각 파트별로 모은 드림팀.
두 번째는 대부분의 대학생 창업에서 이루어지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팀 이루기.
둘 다 성공한 케이스들이 있고, 무엇이 더 성공에 가까운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첫 번째의 경우 만약 내가 대표자라면, 나부터 뛰어난 능력으로 무장해야 다른 사람들을 모을 근거가 마련된다.
그리고 대학생 및 아직 졸업하지 않은 대학원생은 솔직히 말해서 능력이 없다..
그럼 답은 하나지 뭐.
능력이 조금씩 딸리더라도, 마음이 맞는 친구들.
그리고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 서로에게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친구들.
우리의 부족한 힘으로 만들어진 엉성한 스타트업을 끌어올리면서, 실력도 같이 끌어올리는 그림을 그려야지.
이쯤되면 너무 조건이 까다롭지 않냐고, 이래서 언제 창업 시작하느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직장 생활이 아니라, 창업은 삶 그 자체이기 때문에.. (수많은 야근 및 임금 없는 생활)
공동창업자는 결혼 배우자를 알아보는 것과 비슷하다.
쉽게 선택하지는 않겠지?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창업, 쉬운 일 아니다.
하나 좋은 해결책이 있다.
본격적으로 창업에 나서기 전에, 학교 프로젝트이던 공모전이던 상관 없으니 무언가 노는 것 말고 일하는 걸 같이 해보자.
요즘은 창업 관련해서도 대회, 해커톤, 공모전 등 엄청 많으니까.
작년, 초기 팀 멤버이자 친한 친구들과 함께 나갔던 정주영창업경진대회
호흡을 한번 맞춰 보고, 일이 잘 진행된다 싶으면 지르자!
만약 사업이 잘 안되더라도, 값진 실패가 될 것이다.